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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의 뒤셀도르프 글라스텍 참관기 - (주)국영지앤엠 최재원 회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적 변화 진행 중
발행일자 : 2022년10월05일 14시50분
- 중국 내부통제,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참관 분위기 한산
- 공장 자동화를 향한 가공라인 진화, 로봇 역할 증가 두드러져


격년으로 열려왔던 독일 뒤셀도르프의 국제 유리기술전시회(Glasstec)가 코로나 사태로 한번 건너뛰어 4년 만에 9월 20일-23일 개최되었다. 작년 말에 출간한 <한국 판유리 산업사 63년>에 2018년까지의 ‘32년 참관 총평’을 옮겨 실으면서 필자가 앞으로 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썼는데 한 번 더 다녀온 셈이다.

2018년은 회사가 수행하던 R&D과제 관련 전시회사와 상담하는 목적이었다면, 올해는 계약 진행 중인 설비회사의 납기를 당기기 위해 갔는데, 어디나 보편화한 공급망의 차질로 납기 단축약속은 얻지 못했고 설비와 부품 내역을 조정한게 성과였다.

가까운 거리의 중국 전시회도 자주 갔지만, 멀리 뒤셀도르프를 꾸준히 찾은 이유는 유리 관련 기계산업을 선도해온 유럽 회사들의 설비전시가 대규모이고, 첨단 제품과 최신가공 기술의 트렌드를 종합적으로 엿볼 수 있으며, 전시규모와 참관객 수효가 당시의 산업계 전반 상황과 활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평하자면 이번 전시회는 10관~17관까지 전시관 수는 큰 차이는 없었지만 각 관에 빈 곳이 많았다. 유리 신문을 통해 받은 전시회측의 공식 자료에 의하면 올해 936개 업체가 전시에 참여하여 2018년과 비교하면 73~74%라고 밝혔다. 이 통계에 각 회사의 부스가 줄어들고 1인 부스가 많아진 것을 감안하면 필자나 전시회에서 만난 지인들의 직관적 느낌으로 50~60%라는 평을 했으니 근거가 없지는 않았다.

특히 전시회를 거듭할수록 강화, 복층, 면취 분야에서 규모가 커지고 접합 필름, 금속 하드웨어 등으로 급증했던 중국 업체들이 3-4개의 강화 기계업체, 2-3개의 복층 기계업체 외에는 대부분 1인 부스로 축소한 것이 눈에 띠었다.

그러다 보니 국제전시회라기보다는 유럽전시회의 성격이 더 강해진 느낌이었다. 936개 업체가 전시했다는 공식 통계의 내용을 보더라도 독일 업체가 약 1/3로 압도적 1위이고, 이탈리아가 1/6, 중국이 1/12이니 이러한 느낌을 뒷받침한다. 그다음은 투르키예,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다. 참고로 아시아 지역은 인도 12개, 대만 8개, 일본 6개, 한국 5개 업체가 전시했다.

참관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예전에 비해 축소되고 많이 한산하다는 느낌을 받은 데는 무엇보다 참관객의 수가 줄어든 탓이 아니었을까. 공식 통계에는 방문자 수가 30,000명으로 2018년의 70% 수준이라고 나와 있지만 전시장이 많이 썰렁했다는 인상과는 왠일인지 상당히 차이가 있다.

예전 중국 회사들의 전시가 급증하는 것을 보며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목적도 있겠지만, 국제 전시회장에서 참관 온 중국 내 거래선을 상대로 상담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받았는데, 무엇보다도 올해는 중국 참관인이 줄어들어 전시업체 수도 줄어든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했다. 중국정부의 출국 억제 정책과 귀국 후의 엄격한 격리 기간 설정으로 방문자도 엄두를 내기 힘들었고, 전시업체도 귀국 후 직원의 긴 격리 기간이 고민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항공료 인상의 여파인지 동남아 방문자도 거의 눈에 띠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는 물론 동유럽의 방문자도 드물었다는 느낌이다. 한국 참관인도 부쩍 줄은게 아니냐는 의견을 동행한 일행과 나누었는데, 유리 신문에 문의한 결과 (과거 전시회에 평균 400~500명 참여한  것보다 줄어들어) 350명 정도라 했다.

판유리 쪽에는 기껏해야 100명 안되리라는 필자와 주변 사람들의 주관적 계산에 뭐가 착오였는지 궁금한데, 개인적 관점으로는 단체 아닌 개별 참관을 파악하기 힘들 뿐 아니라, 판유리 외에도 전시회마다 만나는 병유리 관련, 세라믹 관련 인원이 생각보다 많아, 다른 업종의 방문자를 알기도 힘들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싶지만 느낀 것과는 차이가 컸다.

국적을 막론하고 코로나바이러스 시대가 남길 변화가 공통의 관심사였고 화제의 중심이었다. 유럽에서도 비대면 회의가 늘었고 근무형태 중 재택근무가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생산공장에 있어서도 미래의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의 문제를 앞질러 해결하기 위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컨트롤 시스템, 컨베이어의 인터페이스에 의한 전단계 제품과 다음 가공 단계 연결, 계속 발전한 로봇의 역동적인 역할이 커진 공장자동화의 형태가 부분적에서 전체적으로 확대되고 그러한 경향이 보편적 추세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확고히 했다.

예로 4대의 1면 가공 라인을 두 대의 거대한(?) 로봇이 연결시키는 모습이나, 복층유리 흡습제 투입, 부칠기의 운반 로봇은 좀 거창하기도 했고 설비 가격을 묻기가 망설여졌다. 아무튼 필자가 벌써 10년 전부터 둘러보기 시작한 오스트리아, 독일의 자동화 공장은 공장 건축면적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는게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로봇의 수효 등 투자비용이 날이 갈수록 커진다는 느낌이었다.

귀국 직후 미리 일정이 잡혔던 배관 등 많은 금속자재를 반도체 공장과 건설 분야에 공급하는 국내 제1의 (로봇도 이미 여러 개 있는) 설비 공종의 공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공장 자동화에 대해 사장과의 대화중에, 자기도 자동화의 규모를 놓고 고심하던 차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 회사와 토의했는데 외국 사장이 숙련 용접공 임금이 얼마냐고 묻길래 이것저것 합치면 1억 원이 멀지 않았다고 대답했더니 자기들은 그 3배는 되니까 자동화 할 수밖에 없었고, 한국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눈에 많이 들어왔던 것은 생산 현장 내 또는 시공현장에서 사용할 소위 거미 크레인의 전시였다. 크기와 높이도 여러 가지였고 운반구 종류도 다양했다. 예로 유리 공구 회사로 오랜 역사를 가진 독일 회사까지도 작은 거미 크레인을 전시하고 있었다.

10여 년 전부터 필자가 많은 시간을 할애해온 11번전시관의 첨단기술 전시공간(Glass Technology Live)는 크기도 줄고 제품수도 적었다. 태양광 제품, 진공유리, 특별 장식 제품 등은 미래의 제품(Next in Glass)이라는 소책자로 나와 있었는데 내용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로젠하임의 연구, 실험기관인 ift도 방화유리를 중심으로 실험한 제품을 전시해 놓았다

서두에서 언급한 ‘32년 참관 총평’에서 그동안의 경험으로 전시회에서 관심 있는 분야의 작은 부스를 찾아 상담하는 게 보다 유익한 성과를 얻는 길이라고 썼는데, 올해는 그러한 작은 부스를 찾아내기 힘들었다. 그 대신 제한된 일정 중 하루를 할애하여 전시장에서 두 시간여 걸려 방문한 큰 규모의 곡유리 접합, 강화, 복층, 종합공장을 방문한 게 소득이었다.

참관 소감을 마무리하면서 아마도 방문한 사람들이면 모두 느꼈을 올해 전시회에 대한 종합적인 소감은 붐비지 않아 참관하기 수월했던 점과 전시회 기간 중의 좋은 날씨가 아니었을까. 에너지 비용의 급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독일이 전시회 기간을 10월 하순에서 9월 하순으로 한 달 앞당겼는데, 그동안 10월 말 쌀쌀한 독일 날씨와 난방 부족한 호텔 방안을 기억하는 필자로서는 낮에는 윗도리가 거추장스러울 정도의 온화한 날씨가 대조되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여름 날씨가 길어졌다는 현지 가이드의 설명이었는데, 예전 영미권에서 여름 더위가 늦게 연장되는 것을 ‘인디언 여름’이라고 표현하고, 사람이 말년에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에 비유했는데, 지금처럼 기후 온난화와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표현도 더 이상 듣기 힘들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뒤 2024년의 다음 글라스텍은 예전처럼 10월 하순으로 예고되어 있다.
기자이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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